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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03년 5월 6일에 청년부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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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2를 보고 나서...
지난 주말 연휴 때, 오랜만에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흥미진진하고 재밌는 영화를 찾다가 엑스맨2를 보기로 했죠. 물론 재밌고 박진감 넘치는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중간 중간...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서 느껴지는 애매모호한 의심과 걱정이 제 맘을 그리 편하게 해주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하려는 말이 맞는 말인지, 틀린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주절거려보려고 합니다 . 이 영화를 보신 분도 있을 것이고 앞으로 보게 될 분도 있으실텐데... 제가 언급하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 한 번 생각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 '엑스맨'이라는 제목 : 사실 이 영화의 원제는 'X2(X-men united)'인 것 같습니다.(영화 시작할 때 이렇게 찍히더군요.) 하여간 이 'X'라는 문자는 우리 기독교 인들에게 매우 민감한 문자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헬라어로 그리스도를 '크릿그토너'(Xρωτδ)라고 표기하고 이 첫 머릿글자를 따서 흔히 예수님을 'X'로 표기하곤 하기 때문이죠. 성탄절도 우리가 X-mas(-mas는 축일, 기념일의 뜻입니다.)라고 부릅니다. 물론 이 표기 자체가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그런 문제는 차치해 두고라도.. 이 영화의 제목에 찍혀있는 이 'X'라는 문자는 앞으로 언급할 내용들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돌연변이, 그들은 진화의 과정속에서 나타났거나 혹은 지구인인이 아닐 것이다..' : 영화의 처음 시작 부분에 나오는 멘트입니다. 사실 정확하게 어떤 표현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내용은 정확히 위에 쓰여진 것과 동일합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mutant(돌연변이;흔히 말하는 초능력자들)들은 진화의 과정속에서 나타난 진화의 결과물이거나 아니면 외계에서 온 생명체라는 말과 함께 이 영화는 시작되는 것이죠. 이 부분은 매우 교묘하게 기독교의 사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뭐 사실 그리 교묘하지도 않습니다.)
진화의 결과물이라는 표현은 진화론을 지지하면서 창조론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지금 막 엑스맨의 공식 홈페이지를 찾아보니 그 안에 이런 표현이 있습니다. '.... 이런 관점에서 모든 살아있는 생물 즉 어류, 조류, 나무 혹은 인간들까지도 단 한가지 종의 기원이 되는 생물에서 진화되어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듯 싶습니다.
외계인일수도 있다는 말 역시 창세기에 나오는 창조의 역사에 대한 고유성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며 또한, 라엘리안들이 주장하는 '신은 외계인'이라는 주장과도 연관이 됩니다. 이 부분은 이 영화의 캐릭터 중의 중심 인물인 '사비에박사'와 '울버린'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좀 더 명확해 질 것입니다. 즉, 외계인의 존재 자체에 대한 가능성 뿐 아니라 그 외계인이 바로 우리가 섬기고 있는 하나님일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죠.
3. 캐릭터들, 그리고 그들의 능력
- X101 사비에박사 : X1## 이라는 표현은 이 영화의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표현을 빌어 온 것입니다.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능력을 가진 캐릭터가 바로 사비에 박사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의 능력을 보면... 낯이 익은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는 강한 텔레파시로 이 세상에 있는 모든 돌연변이는 물론 인간과도 접속할 수 있습니다. 또 그들의 의지를 조종할 수도 있습니다. 마치 하나님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서 우리 모두와 함께 계신 것 처럼,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것에 응답하시는 것 처럼 말이죠... 저만 그런 걸까요? 이 사람의 능력을 보면 '하나님'이 생각납니다... 상상해 보세요. 우리가 기도할 때..하늘에 계신 하나님이 듣고 계신 것이 아니고, 어떤 초능력자가 나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의 기도를 듣고 동시에 응답하면서 서로 영적인(듯한) 대화를 하고 있는 장면을...
- X102 울버린 : 저는 사실 이 캐릭터가 주인공인줄 알았는데..아마 주인공은 딱히 없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 이 캐릭터의 가장 중요한 능력은 아시다시피... '불사조'라는 것입니다. 어지간한 상처는 자연적으로 치유가 되고, 머리에 총을 맞아도 아무 이상없이 다시 살아납니다. 마치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 X105 진 그레이 : 이 캐릭터의 능력은 워낙 다양해서 정확히 어떤 능력을 가진 캐릭터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캐릭터가 댐에서 터져나오는 물을 막는 장면을 보고 나면 마치 모세가 홍해를 가른 사건이 자꾸 생각이 납니다.
이 캐릭터들을 보고 나면, 단순한 외계인의 존재에 대한 가능성 뿐 아니라 앞에서 언급한 것 처럼 라엘리안들이 주장하는 내용과도 많은 공통점을 보이게 됩니다. 어찌보면 가장 위험한 뉴에지이의 특성과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사상들이 잘 스며든 영화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앞에서 언급한 이 영화의 'X-men'이라는 제목도 신과 외계인이 어떠한 연관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한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러한 생각들이 저 혼자만의 쓸데없는 걱정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영화계에는 뉴에이지/라엘리안 무브먼트의 사상들이 많이 반영되어 있으니까요. 어쩌면 이 영화가 그리 특별한 영화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하지만, 쉽게 영화라는 매체를 접할 수 있는 우리들이 이러한 내용을 보고 아무 생각없이 재밌어하고 즐거워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물론 이 영화가 우리의 신앙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가 두려워하는 것은 우리가 기독교신앙을 가진 자라는-왕같은 제사장이라는- 신분은 계속 가지고 있으면서,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변질되어 가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아직도 진화론과 창조론에 대한 논의가 활발합니다. 어떤 주에서는 진화론 교육을 법적으로 금지시키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진화론을 믿는 사람과 창조론을 믿는 사람들의 비율은 반 반 정도라고 합니다. 국민 대부분이 크리스챤인데 그 중의 절반 정도는 진화론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교회를 다니는 아이들 중에서도 많은 수가 외계인의 존재를 믿고 있습니다.(전에 국민일보에서 본 거 같은데... 정확한 수치는 기억이 나지 않네요. 찾으면 기사를 올려보죠.) 또 제 주위에 있는 친구들 중에서 많은 수가 X-file이라는 드라마를 광적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들중 많은 수가 기독교인입니다.(X-file에 대해서 저는 잘 모릅니다만, 친구들 말로는 외계인의 존재와 관련된 드라마라고 하더군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제대로 모르고, 그 분이 하신 창조의 사역이 어떤 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예수님만 믿으면 크리스챤으로서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저도 이모양 저모양으로 그런 부분에 있어서 많은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저 자신이 너무나도 많은 혼란 속에 있기 때문에 제가 이런 문제에 대해서 더욱 관심이 가고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런 신앙은 완전히 꽝이라고 할 수는 없겠죠. 그런 말은 제가 할 수 있는 말도 아니고..^^;; 이 X-men이라는 영화를 만든 사람이 어떤 생각으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뿐 아니라 뉴에이지나 라엘리안과 관련된 많은 영화나 소설들은 우리의 신앙을 직접적으로 공격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하나님에 대한, 그리고 그분이 하신 일에 대한 우리의 지식을 조금씩 변질시켜나갑니다. 그들도 정면으로 부딪히면 많은 사람들이 거부할 것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을테니까요...
원론적인 이야기만 하자면, 그냥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의 신앙을 지킬 수 있으면 됩니다. 우리가 교회에서 배운 교리들, 하나님의 말씀들을 믿는다는 사실만 잡고 있으면 아무 문제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머릿속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수학공부를 할 때에(아주 예전이죠..^^;) 수학정석만 들여다보고 공식만 암기한다고 해서 좋은 점수를 받기는 힘듭니다. 그러한 기본 개념들과 공식들을 많은 실전 문제에 적용해보면서 연습을 해야합니다. 맨날 공식만 외우고 있으면 정작 시험문제를 풀 때에 아는 것을 제대로 적용하기도 어렵고, 그러한 공식이나 개념이 머릿속에 오래 남아있지도 못합니다.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우리 삶의 순간순간 마다 하나님의 뜻을 적용해보고,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구하면서 사는 삶이 우리의 신앙을 발전시키는 것 처럼 우리가 하나님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과 그 분이 하신 일에 대해서 아는 지식들을 (비록 매우 보잘 것 없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접하는 주님의 피조세계에 하나 하나 맞춰보는 것이 우리의 신앙을 더욱 확고하게 해 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이런 영화를 보고 그냥 비웃고, 잊어버리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이런 영화를 통해서 하나님에 대한 지식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고민한다는 것이 좀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2003년 5월 6일 신용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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