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 서론
원자력은 원자핵 변환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으로, 크게 핵분열과 핵융합으로 나눌 수 있다. 그렇지만, 핵융합의 실질적 이용은 아직 많은 연구를 필요로 하는 단계이며,
실생활에 쓰이는 대부분의 원자력은 핵분열 반응의 결과로 발생하는 다량의 질량결손 에너지를 이용하는 핵분열이 대부분이다. 원자력 연구는 크게
원자로에서 발생되는 열을 이용하여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 분야와, 방사선을 의학과 공학 및 농업에 이용하는 비발전 분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핵분열 과정 중 발생하는 중성자(Neutron)를 이용하면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금속 내부의 형상을 손쉽게 관찰할 수 있고, 그
분해능(resolution)도 냉 중성자(cold neutron)를 사용하면 수 angstrom에 달할 수 있어 nano 관련 연구 등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어 여기에 소개한다.
II. 본론
중성자는 원자핵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 중 하나로, 1932년 James Chadwick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기적으로 중성이라는 독특한 특성
때문에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그림 1은 X-선, 전자, 그리고 중성자가 물질과 충돌할 때의 나타나는 산란특성으로, X-선이나 전자의
경우 물질을 구성하는 전자와의 상호작용 때문에 물질 내로 깊이 투과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중성자는 전자와 전기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물질의 원자핵과
주로 반응하기 때문에 다른 방사선에 비해서 침투 깊이가 상대적으로 깊다. 따라서, 중성자를 이용하는 고분해능 중성자 분말 회절 장치(High
Resolution Power Diffractometer), 중성자 소 각산란 장치(Small Angle Neutron
Spectrometer) 및 중성자 영상 장치(Neutron Image)등을 이용해서 X-선, 전자 현미경 등으로 구분하기 힘든 물질의 구조를
밝히는데 사용하고 있다.
그림1. 중성자, X-선, 전자의 산란
특성
학문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중성자는 가속기나 방사선 동위원소 등을 이용하여 생성할 수 있으나, 원자로에서 핵분열로 발생되는 중성자는
강도가 높고 균일하여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중성자는 에너지 수준에 따라서 고속 중성자(Fast Neutron), 열 중성자(Thermal
Neutron) 그리고 냉 중성자(Cold Neutron)로 크게 나눌 수 있다. 핵분열 초기에 생성되는 고속 중성자는 그 에너지가 너무 커서,
대부분의 물질을 너무 쉽게 투과하기 때문에 연구용으로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중수 등의 감속재를 사용해서 에너지를 낮춘 것을 열 중성자,
이러한 열 중성자를 액체 수소 등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더 낮춘 것이 냉 중성자이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중성자는 열중성자로 그 특성은
그림 2에 잘 나타나 있다. X-선의 경우 원자번호가 증가할수록 흡수 계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지만, 열 중성자의 경우 불규칙한 특성을
보이며, 동위원소끼리도 흡수 계수의 차이가 크고, 특히 가벼운 물질인 수소의 흡수 계수가 상당히 높다.
그림 2. 중성자와 X-선의 질량 흡수
계수 비교
이 같은 열 중성자의 성질을 이용하고 있는 분야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중성자 방사선 촬영법(Neutron Radiography)이다. 기존의
대표적인 비파괴 검사 방법인 X-선법과 중성사 방사선 촬영법의 차이점은 그림 3에 잘 나타나 있다. 그림 3은 카메라의 내부를 중성자 방사선
촬영법과 X-선법으로 각각 촬영한 결과를 비교한 것으로 중성자 방사선 촬영법의 경우 금속을 잘 투과하는 중성자의 성질 때문에 금속 내부를 잘
볼 수 있지만, X-선의 경우 금속을 잘 투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검게 나온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고분자 물질인, 플라스틱의
경우에는 반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금속 내부의 가시화가 가능한 중성자 방사선 촬영법도 최근까지는
중성자속(Neutron Flux)이 낮아 비교적 장시간의 노출이 가능한 항공기나 선박등의 부식이나 균열등에 주로
사용되어 왔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고성능 연구용 원자로의 개발로 중성자속이 증가하고, 중성자를 가시광선으로 바꿔주는 전환막의 발달과 기존의
CCD 카메라와 결합하여 100 μm 분해능으로 실시간 관찰이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하여, 그 활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
|
|
|
a) 중성자
|
b) X-선
|
그림 3. 중성자와 X-선 촬영법의 이미지
차이(카메라:PSI, 스위스)
최근 들어 주목 받는 중성자 방사선 촬영법의 활용 분야 중 하나는 에너지 변환 효율이 높고, 환경 친화적이기 때문에 화석 연료의 대체 연료로
각광받고 있는 연료전지 분야이다. 연료전지는 음극과 양극에서 공급되는 수소와 산소가 결합하는 과정에서 전기를 생성하고, 그 부산물로 물과 열을
발생하게 되는데, 이처럼 부산물로 발생되는 물의 양과 분포에 따라서 연료전지 시스템 효율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기존의 가시화 기법(X-선번,
초음파법)으로는 보기 힘든 연료전지의 내부를 중성자 방사선 촬영법을 이용하여 가시화하여 적절한 물 관리(Water Management)가 가능하게
되고, 이를 토대로 연료전지의 효율을 향상 시키기 위한 연구가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림 4는 포항공과대학교와 한국 원자력 연구소가 협력하여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에 연료 전지 실험 장치를 설치하고 연료전지의 내부를 관찰한 결과이다. 이는 연료전지 내부 물의 흐름을
최적화 하여 전체 시스템 효율 향상에 기여하고자 하는 연구 결과의 일부로서, 중성자 방사선 촬영법으로 얻은 음극의 채널을 흐르는 물은 흰색으로,
공기는 검정 색으로 나타나 있다.
그림 4 연료전지 음극에서의 물의 분포
(POSTECH과 한국원자력연구소)
그렇지만 중성자 방사선 촬영법은 대상 물체를 2차원적으로 검사하기 때문에 획득한 영상을 통하여 측정 물체의 정확한 위치를 3차원적으로 파악하기가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2차원 중성자 방사선 촬영법을 3차원으로 재구성하려는 3D 토모그래프의 개발이 진행 되고 있다. 그림 5는 3D 토모그래프를 이용하여
기어를 3차원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기어를 구성하고 있는 각 부분들의 위치와 모양을 정확히 구별할 수 있다. 그렇지만 현재는 재구성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는 곳에는 적용하기 어려워 정지되었거나, 측정 시간에 비해 매우 천천히 움직이는 경우만
가능하다. 그렇지만 향후 재구성하는 기법과 중성자의 flux의 밀도 증가, 전환막의 고효율화 등을 통하여, 사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림 5. 3차원 토모그래프(기어:
NIST 미국)
중성자를 이용한 연구 중에는 중성자가 X-선처럼 가지는 물질파의 성질을 이용하여 중성자가 방출되는 곳의 지름을 수 mm로 만든 핀홀(Pinhole)을
사용하여 작은 물체의 구조를 분석하려는 Phase Contrast가 있다. 이 경우 중성자 방사선 촬영법보다 훨씬 작은 수 ~ 수십 μm 수준까지
명확하게 구별할 수 있다. 그림 6은 Phase Contrast를 이용하여 벌과 낚시추의 내부 구조에 대한 영상을 얻은 것이다. 가운데 그림은
중성자 방사선 촬영법을 이용하여 얻은 영상으로 측정 대상이 작고 구성 물질간의 흡수 계수차이가 작기 때문에 경계면이나 내부의 모습을 명확하게
볼 수 없지만, Phase Contrast를 이용한 오른쪽 그림의 경우 경계면을 명확하게 볼 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림 6. 중성자를 이용한 Phase
Contrast(낚시추와 벌: NIST, 미국)
중성자는 구조물 내의 균열, 부식 같은 구조물의 안전성 검사 이외에도 그림 7과 그림 8처럼 카네이션 같은 식물 내의 수분 이동이나 단백질의
구조 분석 같은 생명 연구 분야, 그리고 초전도체, 형상 기억 합금, 신약 등 다양한 새로운 물질을 개발하는데 이용하고 있다. 또한 머리카락
한 올같이 미량의 시료 속에 들어 있는 극미량의 원소들을 분석하여 중금속 오염 정도, 영양 상태 등 매우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림 7. 카네이션내의 수분 분포(한국원자력연구소)
그림 8. 중성자를 이용하여 분석한 단백질의
구조(일본원자력연구소)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중성자가 최근에는 열 중성자보다
성능이 좋은 냉 중성자를 이용하여 더 작은 영역을, 더 짧은 시간에 보려는 시도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림 9은 중성자의 에너지가 낮아질 때, 중성자속이 증가하는 정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붉은 선은 열 중성자, 파란 선은 냉 중성자를 의미한다.
이처럼 냉 중성자를 이용할 경우 열 중성자보다 중성자속이 증가하게 되고, 측정 대상 물체의 흡수 계수가 열 중성자에 비해 증가하게 되어 장파장
저에너지의 냉 중성자를 이용하면, 공간 분해능이 열중선자를 이용할 때의 수십 ~ 수백 μm에서 수백 nm ~ 수 μm의 수준으로 향상 되어
nano 분야의 연구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에 냉 중성자를 위한 장치를 제작 중이다. 그림 10은 2012년에 한국원자력연구소의 <하나로>에 설치
예정인 냉 중성자 실험 장치도이다.
그림 9. 냉 중성자속과 열 중성자속 비교
그림 10. 2012년 한국 원자력 연구소에
설치 예정인 냉 중성자용 실험 장치들
III. 결론
위에서 살펴본 대로 오늘날 원자로로부터 얻어지는 중성자는 그 동안 x-ray 등으로 관찰할 수 없었던 금속 내부 형상들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최근에 중요한 연구 대상인 연료
전지 등의 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등, 마이크로 스케일의 이용은 이미 매우 활발한 상황이다. 단 중성자 flux 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원자로가 세계적으로 부족하여, 산업체에서 이를 이용하려면 외국에서는 수 개월 내지 1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는 현실이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그 동안 <하나로>의 개발과 운영에 정성을 들여온 결과 이러한 이용이 비교적 용이한 상황임은 매우 긍정적인 환경이다. 또한, 최근
냉 중성자 연구 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있어 이를 이용한 나노 관련 연구 등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아직 여기에 필요한 기본 측정 장비나
시설의 구축 노력이 외국에 비해 많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많은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끝으로, 여기에 소개된 중성자 방사선 촬영법 이외에도 원자로나
방사선 및 중성자 등을 이용한 첨단 연구 분야는 매우 넓고 희망적이므로, 원자력 시설을 이용한 관련 산업과 학문 발전에 대한 지원과 관심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