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서 마주치는 모든 어려움들은 당신이 겪는 심적인 어려움을 상징한다. 상상 속에서 그것들을 얼마나 지배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당신의 마음속에서도 그것이 그만큼 극복된다.”
- 칼 구스타프 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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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한 여성에게 자신과 어머니의 관계를 상징적 이미지로 떠올려보라고 하였습니다. 그녀가 떠올린 것은 큰 나무의 그림자 아래에 잘 자라지 못하고 있는 작은 나무였습니다. 두 나무를 자세히 살펴보라고 하자 큰 나무의 뿌리와 어린 나무의 뿌리가 뒤엉켜있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녀는 상상 속에서 그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무척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그녀는 작은 나무가 되어 큰 나무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큰 나무에게 떠나겠다고 이야기 하고 뿌리들을 거두어 양지바른 곳으로 옮겨갔습니다. 그늘이 없어 뜨거운 느낌이 들었지만 그녀는 빛나는 태양광을 향해 힘차게 뻗어가는 나무를 떠올렸습니다.
프로이트는 “행복한 사람은 결코 상상하지 않는다. 상상은 불행한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상상을 현실도피적인 것이고 방어적으로 보았습니다. 백일몽과 같은 수동적 상상이라면 틀린 만은 아니겠지만 그는 상상의 창조적, 능동적 기능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에 비해 융은 상상에 큰 위상을 부여하였고, 스스로도 프로이트와의 결별 후 맞이하게 된 개인적 위기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는 판타지에 사로잡힐 것이 아니라, '능동적 상상active imagination'을 통해 내면으로 들어가 이미지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여 무의식을 의식화시키고 통합을 이루어내도록 촉구하였습니다.
상상은 창조를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파괴를 양산하기도 합니다. 이미지와 마음속의 그림은 그에 상응하는 행동과 현실을 만들어낼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마음 속 그림들과의 대화를 통해 의식을 확장시키고, 자신의 가치와 소망이 담긴 이미지가 풍성해지도록 내면의 이미지를 능동적으로 그려나가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